[][미디어] '재무人사이트' 스타트업 CFO는 언제,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까"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래텀'에서 파인드어스 박병은 이사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기사 원문 링크 : 플래텀(2019.1.17) [재무人사이트] 스타트업 CFO는 언제,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까


[재무人사이트] 스타트업 CFO는 언제,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까


그간 인터뷰로 만난 500여 개의 스타트업에서 CFO(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재무책임자)가 있었던 경우는 손으로 꼽는다. 대체적으로 초기단계였기에 CFO의 역할이 없기도 했거니와 CFO의 업무를 잘 모르기도 했다. 하지만 스타트업같은 기업형태에서 기업 건전성과 재무계획은 투자유치 등 성장 단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그 일을 하는 포지션이 CFO다. 스타트업 CFO는 어떤 사람이어야하고, 어떤 전략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 할까. 연속 창업자이자 투자 심사역 출신 파인드어스 박병은 이사에게 물었다.


박병은 파인드어스 이사/ 박 이사는 트래블러스맵 공동창업자,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의 투자매니저, 엔피에쿼티파트너스 투자이사 등 다양한 관점에서 투자와 재무를 경험했다. 


스타트업 CEO가 비전을 좇는 사람이라면, CFO는 현실을 살펴야 하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기업에서 CFO는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요.

사전적 의미는 ‘기업의 재무와 회계 책임자’를 뜻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자금부분뿐 아니라 인사, 총무, 투자유치, 마케팅 전략, 사업계획 등 기업활동과 관련된 거의 모든 활동을 숫자를 기반으로 분석하고 계획하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역할입니다. 예를들어, CEO가 “2019년 매출 목표는 300억이다”라고 비전을 선언한다면, CFO는 연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인력 몇 명이 충원되어야 하고, 퍼포먼스 마케팅 예산 책정은 얼마여야 하고, 매출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원가 및 비용 구조 개선이 안 되면 얼마의 손실이 나는지 예측하는 거죠. 아울러 전문성과 네트워크가 있는 기관투자자로부터 얼마의 전략적투자가 필요한지도 분석해 의사결정에 기여하는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중견기업과 스타트업 CFO는 역할이 다르다고 봅니다. 스타트업 재무는 어떤 부분이 다른가요. 스타트업 CFO는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요.

각 기업의 상황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중견기업의 CFO는 어느정도 자리잡은 운영체계와 사업모델을 바탕으로 자금 관리, 신사업 검토 등의 의사결정에 집중합니다. 반면 스타트업 CFO의 경우 기업의 기초 관리체계(회계, 총무, 인사 등)를 직접 만들어나가는 역할과 현금흐름 파악을 통한 자금운용 스케줄 수립이 단기적으로 중요해요. 물론 스타트업의 규모와 업종, 경쟁상황에 따라 집중해야하는 역할은 다르겠죠.


스타트업에 어울리고 필요한 CFO는 어떤 유형일까요. 

호기심과 학습욕구, 종합적 분석능력이 있는 사람이 적합하다고 봐요. CFO하면 연상되는 재무회계 지식, 스프레드시트 활용능력, 관련경력 등은 기본적인 직무스킬일 뿐이에요. 스타트업은 빠른 시도를 통한 크고 작은 성공, 실패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조직입니다. 따라서 업계 트렌드, 새로운 기술, 해외시장, 자본시장의 이해 등 다양한 정보에 대해 호기심과 학습능력이 있어야 해요. 취득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소속 회사에 대입하는 적용력과 판단력도 필요하고요. 이걸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기본기가 재무적 스킬인거죠.

가령, 패션 이커머스 스타트업의 CFO라면 재고관리, 현금흐름 관리 등도 중요하겠지만, ‘미국 리테일시장의 옴니채널화 현상, 패스트패션의 최근 트렌드 변화, 도입할만한 AI솔루션이나 챗봇, 물류배송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 앞선 기업들의 조직문화와 성과보상, 벤치마킹할 IPO/M&A/우량비상장사 사례’ 등의 정보를 습득하고 회사 운영 전략에 적용할줄 알아야 하죠.


CFO는 기업 성장 단계에 따라 업무가 다를거라 봅니다.

일정규모 이상되는 기업이 아니라면, 사실 풀타임 CFO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스타트업이 CFO가 없어요. CEO, 재무팀장, 경영지원실 등에서 ‘재무책임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재무책임자’라는 관점에서 성장단계에 따른 역할을 대략 나누어본다면, 초기에는 기업의 기초수립(각종 규정 설정, 기장대행 등 회계업무 처리 방식 결정, 고정비 기준 수립, 현금흐름 파악 체계 정리 등), 성장기에는 확장전략(자금조달, 원가재산정, KPI 설정, 평가 및 보상체계 수립, 분야별 예산 계획 등), 안정기 이후에는 출구전략(IPO, M&A 등) 등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경영철학이나 시장상황에 따라 우선순위는 다를겁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대다수의 스타트업에 CFO가 없어요. 만약에 영입한다면 어느 시점에,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까요. 금융권에 있었다고 해서 잘 하는건 아닐텐데요.

풀타임 CFO 영입은 시리즈A 투자 이후 부터 고려하는 게 좋다고 봐요. 피벗과 테스트를 거쳐 비즈니스모델이 뚜렷해진, 본격 사업화 단계인거죠. 즉, ‘이제 이 BM으로 밀고나가면 되니까, 자금과 인력 조달을 하여 속도를 높이면 될 것 같다’라는 확신이 있을 때 안정적인 성장을 위함입니다. 사내에서 업무 커버가 가능하다면 집착할 필요는 없어요. pre-IPO 단계까지 CFO 없이 운영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스타트업에서 CFO를 영입할때 고려해야할 부분은 스타트업의 빠른 속도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 기업 경영에 대한 직간접 경험,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네트워크 등이라고 봐요. 특정 업무의 고도의 전문성 보다는 재무와 경영의 A to Z를 직접 수립하는 일을 할 수 있어야 됩니다.


스타트업에서 재무관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리스크 관리, 투자유치와도 연관될듯 싶습니다. 특히 투자나 M&A시 재무적 문제로 밸류에이션 협상에 난관이 있을 수 있는데요.

스타트업 재무관리는 ‘기초’를 잘 챙겨야 해요. 다만, 그 기초에 해당되는 것이 생각보다 많고 쉽지 않아요. 정확한 원가 산정을 바탕으로한 가격 설정, 기업 업종에 맞는 회계 분류 기준 수립, 현금흐름 파악 등은 스타트업 규모와 관계없이 반드시 챙겨야할 기초 체력입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번거로움, 지식 부족 등 여러 이유로 재무관리를 다소 소홀히 하는 것을 많이 봐요. CEO의 학습, 재무인력 채용,아웃소싱 서비스 사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초를 잘 다지고 사업을 성장시키는 것이 초기 사업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계획된 적자’를 추구하는 경영진을 만나 자문업무를 할 때가 있어요. ‘빠르게 매출, 유저수, 채널 팔로워 수 등을 늘리는 것이 안정적 재무구조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에요. 실제로 얼마나 불안정한 재무구조인지, 규모가 커질수록 손실의 증가폭, 현금이 언제 동날지 등을 수치화해 제시하면 그제서야 심각성을 인지해요. 전략적 선택이 아닌 ‘무계획적 적자’에 가까웠던 것이죠. 이런 포인트들이 투자유치나 M&A를 위한 밸류에이션 과정에서도 상당한 약점이 돼요. 투자자나 인수자 입장에서는 ‘실력은 뛰어난데 체력도 약하고, 잠재적 부상부위가 어디 있을지 모르는 운동선수를 영입하는 것’과 같은 리스크를 감수해야하는 거래라고 보죠. 그래서 스타트업이 생각하는 밸류에이션과 차이가 많이 나게 됩니다. 투자는 업사이드와 다운사이드 모두를 고려해서 결정하는 과정이니까요.


재무관리를 잘 한 기업 사례와 잘 못한 사례가 있을텐데요.

재무관리를 잘 한 사례로는, 연간 투자유치 목표를 세우는 동시에 신용보증기관 등을 통한 대출도 함께 준비했던 기업이 기억에 남아요. VC와의 협상이 길어져서 자금흐름에 문제가 생겼지만, 대출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회복해 조급한 상황을 만들지 않았죠. 그래서 투자 협상도 유리한 조건으로 잘 완료되었습니다.

안타까웠던 사례는 현금흐름과 손익구조 파악이 거의 되지 않았던 기업이었어요. 창업 멤버들의 팀웍과 매출성장세는 좋았는데, 서비스 원가율이 높고 마케팅 집행을 너무 많이 해 매출규모가 커질수록 손실도 급격히 늘어나는 구조였어요. 이를 경영진이 잘 파악하지 못해서 현금소진 시기를 알지 못했고 급하게 후속투자를 추진하다 실패해 폐업했어요.


스타트업 입장에서 난해한 것이 투자계약서입니다. 독소조항을 간과하고 사인해버리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어떤 부분을 특히 주목해서 봐야할까요.

창업, 투자유치, 투자관리, 투자심사 등 투자와 관련한 다양한 관점을 경험하며 얻은 2가지 인사이트는 ‘밸류에이션 협상은 투자계약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과 ‘모든 계약 조항은 존재 이유와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투자조건에는 지분율, 투자금액, 기업가치 등 뿐만 아니라 피투자사로서의 의무, 창업자 지분 처분의 전제조건, 경영 상황 악화시 처분와 책임소재 등이 담겨져 있어요. 이 모든 조항들의 총합이 ‘투자계약’인 것이죠. 우선 각 조항에 대해 투자담당심사역, 파트너에게 설명을 요청하고 질문도 많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벤처투자에서 발행한 [벤처기업을 위한 투자계약서 해설서]도 참고하시고, 법률자문도 받으시길 추천합니다. 대부분 투자자가 양보할 수 없는 조건 몇 가지를 제외하고 조정이나 협의 요청에 열려 있어요.



돈을 많이 주는 VC가 좋은 것만은 아닐겁니다. 기업에 적합한 VC 선택도 중요합니다. 어떤 부분을 살펴야 할까요.

스타트업이 먼저 ‘목적과 투자금 규모’를 신중히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VC의 포트폴리오, 보유 펀드의 성격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그전에 스타트업 내부에서 이번 투자가 언제, 왜, 얼마나 필요한지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단순 생산자금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면 전략적 지원보다는 신속한 의사결정이 특징인 투자사를 컨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 글로벌 진출 준비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면 투자규모도 크고 해외 파트너십과 네트워크가 있는 VC가 우선 고려 대상이 되겠죠. 보유한 기술이나 특정 산업영역에 대한 분석과 조언이 필요하다면, 해당 전문성이 뛰어난 투자사들이 주주나 파트너로 있는 곳이 도움이 됩니다.



의도적인 악용 사례도 있지만, 재무에 무지해 발생하는 회계부정 사례도 꽤 빈번합니다. CFO가 없는 스타트업이 재무관리 부분에서 체크해야할 것을 몇 가지 이야기해 준다면요.

회사 구성원 중 누군가는 재무, 회계, 세무 지식이 있어야 해요. 세무기장 대행서비스를 받는다해도 마찬가지에요. 전문성과 경력이 있는 세무기장 대행 회사라해도 모든 서비스와 업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건 아니에요. 자칫 잘못하면 회계처리 과정에서 오류가 날 수 있습니다. 저도 첫 창업에서 매출기준이 틀려 불필요한 세금을 수년간 낸적이 있어요. 회계실사를 통해 VC투자가 완료된 팀들 중에서도 매출누락이 발생한 경우도 종종 봐요. 세무기장 대행 실무자의 실수기도 하지만, 적절한 근거와 맥락을 전달하지 못한 스타트업의 책임도 있습니다. 그래서 만나는 기업에게 가급적이면 재무관리 역량을 내재화하라고 권합니다. 스타트업은 변화와 성장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직접 재무상황, 현금흐름 등을 파악해 사업계획이나 목표를 수정반영할 줄 알아야 한다고 봐요.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회사 이야기를 해보죠. 파인드어스는 ‘버추얼 CFO(Virtual CFO)’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스타트업, 중소기업들이 적절한 CFO를 채용하기 어려워서 겪는 문제들이 많아요. 창업자와 투자자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활동을 하다보니, ‘CFO가 필요한 것 같긴 한데, CFO가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모르겠고, 어떻게 채용해야할지도 모르겠다’는 고민을 많이 들었어요. 고연봉과 지분을 제공하며 금융권에서 CFO를 스카웃했는데 조직문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거나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서 빠르게 결별하는 사례들도 많이 봤구요. 이른 시기에 풀타임 CFO를 채용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고요. 그래서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인력들이 성장기 스타트업들의 CFO 역할을 수행해줄 수 있다면 의미있는 수요가 있을 거라 판단했어요. 아울러 창업생태계에서 정부지원, 투자규모, 멘토 풀 등은 풍성해지는데 반해 재무건전성을 도와주는 파트너는 부족해요. 이로인한 비효율적 자금운용과 계획성 부족으로 인한 사회적비용을 줄이고 싶은 마음도 컸어요.


상주하지 않고 원격, 정기방문 형식으로 CFO 역할을 맡는 형태의 서비스에요. 아웃소싱 형태라 할 수 있는데, 개개 스타트업에 맞춤형으로 서비스가 가능한가요. 컨설팅과는 어떤 부분이 다른가요.

‘스타트업의 퍼스널 트레이너’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각 스타트업에 맞춰 현재 건강상태(재무상태, 관리 체계 등)를 점검하고, 트레이닝 목표(빠른 규모 성장, 작지만 안정적인 기업 등)를 확인합니다. 이후 체계적으로 식단과 운동을 함께 계획(자금운용, 관리시스템, 사업계획 등)하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원격, 방문, 상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점검 및 확인을 진행합니다.

일반적인 컨설팅과의 차이점은 ‘실행’에 있습니다. 다수의 재무, 전략 컨설팅은 진단과 방향을 제시해주는 형태에요. 병원에서 ‘꾸준히 운동하고, 좋은 음식 챙겨먹으라’는 말을 듣는 것과 같아요. 정답과 같은 조언은 받지만 실천이 잘 안되죠. 파인드어스는 소속 CFO와 관리팀이 함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체계로 운영됩니다. 파인드어스 CFO는 스타트업 경영진과, 파인드어스 관리팀은 스타트업 관리실무자와 의사소통하며 실행을 함께 하는 구조입니다. 퍼스널 트레이너가 건강을 위한 실천을 밀착관리하는 것 처럼요. 목표를 위한 ‘실행’을 돕는 것이 기존 컨설팅이나 업무대행서비스와의 차이점 입니다.


CFO는 재무회계, 인사/노무, 현금흐름 관리 등 ‘과거의 실적을 정리하고 현재를 파악하는’ 관리지향적 역할과, 이를 기반으로 ‘사업전략, 투자유치 계획, 목표를 수립하고 점검하는’ 성장지향적 역할이 동시에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관리지향적인 역할도 중요하고 전문성이 요구되지만, 이 역할만 수행한다면 CFO라기 보다는 재무팀장에 가깝죠. 또한 그 영역은 자동화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대체할 수 있는 인력도 풍부하다고 봐요. 기술의 발달과 시장 변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에는 ‘성장지향적 역할’이 CFO 역량으로 중요해질거라 봐요. 파인드어스도 그 부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회사의 단기, 중장기 목표가 있다면요.

파인드어스는 다양한 자본시장을 경험한 구성원으로 구성된 팀입니다. 목표는 하나의 컨설팅펌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B2B 비즈니스 플랫폼입니다. 단기적으로는 고객사 확장과, 새로이 시작할 교육사업부분 안착이 마일스톤이에요. 지난 반년간 시장의 니즈는 충분히 확인했어요. 2019년에는 각 직군별로 빠르게 충원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B2B 비즈니스 플랫폼화인데요. 고객사 확대에 맞추어 재무인력 헤드헌팅, IR / M&A / IPO 자문, SaaS, 렌딩, MRO 등의 직접 연계 사업 확장을 계획 중입니다. 스타트업의 퍼스널 트레이너이자, 사업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게 지원하는 B2B 플랫폼이 되려고 해요.